조사원 알바를 하기 위해, 어머니의 가게로 자전거를 타고 내려왔다.
가게에 도착한 후, 바로 손을 씻으러 주방으로 가는 데 들리는 말 한마디.
" 너무 배가 고프다 "
"그거, 근육이 없어서 기초대사량이 낮아서 그래. 계속 먹어도 똥으로 다 나오니깐... 몸이 흡수를 못 하잖아. 그니까 배고프지."
" 나 아침 조금 먹고 새벽부터 소금 나눠주러 가고, 여러 일들 하느라 지금(오후6시)까지 아무것도 못 먹어서 그런건데. "
"그럼 뭐라도 먹지. 우리 같은 사람(위가 안좋음)은 차라리 조금씩 자주 먹는 게 좋아."
" 입맛이 없어. 뭐라도 아주 마씼!는 음식을 먹고 싶어. "
나는 30살이 되면 내가 뭐라도 될 줄 알았다. 우리 가족은 사람도 많고, 정신적으로 성숙할 수 있는 가정교육도 받았고, 어디 나가서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주는 것을 극도로 경계하는 등, 성격적으로도 완성되었기 때문에, 잘 살 줄 알았다.
이런 내가 한없이, 끝도 없이 처량해지는 기분이다. 나보다 더한 처지의 사람을 생각하며 힘내라고? 어떤 비교를 통한 위로따윈 하지 않겠다. 다만 나는, 내가 지금 느끼는 그 기분을 말할 뿐이다. 기분조차 말하지 못하게 한다면, 이 세상에서 아무 것도 말할 수 있는 것은 없다.
내가 준비가 안되었을 수 있다. 돈이 없다는 핑계로 옷을 비루하게 입고, 나를 겉으로 판단하지 말라는 것을 강요하기 위해 외형적으로 깔끔하지 못하고, 사교적이지 못하여 친근한 말투보단 매사에 공격적이며, 나보다 잘나거나 근육(요새 운동을 좀 한다)이 많으면 머릿속으로 상대를 급습하여 내가 수컷으로써 더 뛰어나다는 상상을 한다.
이 모든 게 내 짧디 짧은 역사적으로 반복되어 온, 넘지 못한 세 살 습관이다. 내 몸을 때리거나 상처내면, 차라리 기분이 나아졌었다. 하지만 담배는 끊었다.
해결책은 무엇일까.
인생의 행복은 그저
잘 입고
잘 먹고
잘 사는 것일까.
입을 옷이 있고
먹을 음식이 있고
살아갈 집이 있으면 되는 것인가.
그거면 되는가...
그 생각만 하면, 다른 사람과 비교하게 된다.
울 엄니는
상추에
참치에
쌈장먹는데.
난
참기름에
간장밥인데.
위가 아파온다.
그냥 잘 먹고 잘 살면 되는데 왜 자꾸 비교하게 될까.
'나는 너희에게 물려줄 유산은, OO 밖에 없다.'
아부지.
제가 죄송합니다.
쌈장 밖에 없어요.
정신적으로 성숙하기만 하면 된다고 했던 아부지요.
절뚝거리던 무릎에, 다이소 천원짜리 독소패치 사서 붙이고 좋아하시더만.
나는 모르겠습니다 몰라요.
내가 너무 예민하고 뭉툭하지 못해서, 알바하면서 당했던 것 때문에 슬픈 것이다. 그 사람 입장에선 당연히 내가 처음 보는 사람이기에 그럴 수 밖에 없다는 것을 안다. 모르는 게 아니다. 내가 뭉툭한 것을 고치지 못해서 아쉬운 것도 아니다.
내 삶에서 중요한 것에 내가 집중을 하지 못하는 것이 힘들 뿐이다. 만약 내가 오로지 나의 정신적 성숙과 발전에만 뜻을 둔다면, 다른 모든 일상에서 일어나는 일들은, 나를 흔들지 못하겠지. 더 힘내보자. 이러다 '이번 생에는 이렇게 살렵니다' 하지만 말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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